평신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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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교회전국연합회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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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창립 92주년 전국대회 참관기> 제재형 장로(본보 논설위원, 충신교회)
짧은 연설, 흥겨운 축제, 미래가 밝다
 
“만장하신 회원 여러분, 잘 먹고 잘 자고 잘 즐기세요. 저희들은 좋은 말씀으로 2박3일 동알 잘 진행하겠습니다.”
 
8월 24일 홍천 대명비발디파크 3층 대강당에 모인 3천 450여명의 앞에서 거행된 남선교회 창립 92주년 기념 전국대회 개회식에서 최내화 회장이 말한 대회사다. 10분에서 1분으로 단축된 스피치다. 가히 혁명적인 발상이다. 박수갈채가 터졌다.
 
뒤따라 마이크 앞에서 10여명의 격려사, 축사 인사도 1~2분으로 짤막해 졌다. 미국에서 13시간 비행기를 타고 왔다는 손님(김영철 장로)만 5분가량 길게 축사했다. 이래서 개회예배와 대회식은 90분 만에 끝날 수 있었다. ‘말씀으로 새롭게(왕하23:1~3)’란 주제 강의를 맡은 박봉수 목사의 말씀도 요령껏 30분으로 단축되어 큰 박수를 받았다. 연설과 스커트는 짧을수록 좋다는 말이 실현된 행사였다.
 
장로와 집사, 권사 등 평신도지도자들은 확실히 ‘짦은 연설을 좋아하는 구나’ 싶었다. 시간이 금쪽같다면 짧은 연설도 금메달 깜이다.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에 한해 앞서 열린 남선교회 전국대회는 단축마라톤 같은 짜임새 속에서도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쉴 시간을 마련해준 행사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지난달 22일까지 17일간 진행된 제31회 리우올림픽 실황중계방송을 시청하느라 밤잠을 설쳤던 ‘어른들’에게 밤 9시부터 푹 쉬도록 한 스케줄은 “역시 잘 한다”는 찬사를 받을 만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밤 11시까지 강행군 하는 열성(?) 때문에 졸거나 하품하는 회원이 적지 않았다.
 
지난 7월 장로들의 경주수련회 때는 숙소와 식당이 여러 군데로 나뉘었기 때문에 비 맞고 버스를 기다리고 줄서기 등에 불평이 많았다. 그러나 홍천대회는 건물마다 지하 통로가 연결돼 있기 때문에 버스를 타거나 비를 맞는 일이 없어 좋았다.
 
목사·강사들의 진지한 말씀 속에서도 간간히 스며 나오는 유머나 솔직한 고백·간증은 공감의 박수를 유도하는 매력포인트가 됨직했다.
 
총회장 채영남 목사는 개회예배 설교 첫머리에 “나는 호남에서 목회하는 사람이지만 이름은 영남입니다”(웃음과 박수) “교회의 존재 목적은 예배입니다. 선교는 그 다음입니다. 예배는 천국 가는 목적이요, 하나님께 대한 의전입니다. 그러므로 단정한 옷차림으로 예의를 갖춰 나와야 합니다”(아멘!)
 
종아리를 드러낸 짧은 반바지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예배당에 나오는 경건치 못한 작태를 경고하는 말씀이다.
 
‘은혜의 시간’에 나온 증경총회장 정영택 목사는 “장로님들에게 맞아 죽을 각오로 쓴소리 한마디 하겠습니다. 대회만 하지 말고 전도합시다. 8천5백여 교회에 4만8천명의 목사·사모가 있고, 더 많은 장로·권사가 있는데 교인 수가 수만 명이나 줄었다니, 이게 뭡니까? 한 사람이 한 사람도 전도 안했다는 증거 아닙니까?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방관하는 안수집사들에게 일거리를 줘야 합니다”(장내가 숙연해짐)
 
그런 가운데서도 박수는 있었다. 모스크바장신대 총장 강신원 목사의 보고 사항을 듣자 장내는 큰 박수로 환호했다. “이흥래 선교사를 중심으로 지난 25년 동안 러시아에 114개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모스크바 장신대는 308명을 졸업시켰고 96명의 목사를 배출했습니다. 이흥래 선교사는 몸이 아파 이 자리에 참석치 못했습니다.”(박수·환호)
 
“성경을 읽고 말씀으로 돌아가자”고 역설한 조병호 목사, 이슬람의 정체를 파헤친 김종일 교수, 북한의 실상을 전하고 노인층의 건강과 성인병 예방책을 설명한 인요한 박사, “교회가 희망”이라고 역설한 김유수 목사의 울부짖음,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김승규 장로의 간증, 탈북자 강명도 교수의 북한 정세와 우리의 대응전략, ‘삶의 이유’를 설파한 이전호 목사의 끝마무리 설교 등 하나같이 귀담아 들어야 할 주옥같은 말씀이었다.
 
이번 남선교회 전국대회의 하이라이트는 첫날과 이튿날 저녁을 수놓은 음악회라 할 수 있다.
 
한국남성합창단(지휘 김홍식)과 충신 남성선교합창단(지휘 양진모)의 우렁찬 찬송가, 이름 있는 남녀 성악가의 감미로운 노래, 오르간 독주, 축배의 노래에 곁들인 우아한 춤…. 청중들도 모두 일어나 춤추는 등 무아지경으로 이끈 한마당 축제였다. 개그맨 이성미 집사가 진행한 충신음악회는 김남두 장유상 김향란 유미숙 김창은 안은영 교수 등 뛰어난 음악인들의 재능을 남김없이 감상할 수 있었다.
 
이번 전국대회 회원들의 헌금을 모아 쿠바에 성경책을 보내기로 했다. 앉아서 맞아 죽지 않으려거든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를 즉각 배치하라는 등 5개 항목의 결의문도 채택했다.
 
 8년 후면 창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남선교회전국연합회는 해외의료선교, 이주민선교, 러시아·북한·인도·몽골·동남아선교, 노인복지선교, 학원선교, 성경만독대행진, 남선교회주일지키기, 군선교 및 진중세례식, 조직 강화 및 연합사업 활성화, 중장기 발전 계획 연구 등 밝은 미래를 겨냥하여 할 일은 많고 갈 길은 멀다.
 
끝으로 한 가지, 목사는 오만하고 장로는 방종·경솔하지 않았는가?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해 볼 일이다. 국가 안보가 없으면 종교의 자유도 없다는 것을 6·25전쟁이 교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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